----나는 깨닫고 말았다
밖에 나갈 수 없는 마을.
"이사간다" 라고 하며 집 통째로 사라지는 주민.
없어진 것에 대해 누구 하나 신경쓰지 않는 주민들.
생각 해 보면 이 마을은 이상한 점 뿐이다.
무엇을 위해 튼튼한 문이 있는가?
어째서 문지기가 필요한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문은 이 마을을 지키기 위해 막혀있는것이 아니다...
우리들을 내보내지 않기 위해 마을째로 격리시켜놓은것이다.
그래--
주민은 사라진게 아니라
제거된거야.
이제 시간이 없다.
나도 언젠가는 녀석들에게 제거되겠지.
아무 일도 없었던것 처럼...
그리고 오늘도... 또 한명...
5. 마른 무명의 수평사고 2006 / 08 / 22 (火)
나는 마을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땟목을 만들기로 했다
도끼를 써서 나무를 잘라 만들 예정이었지만
나는 눈 앞의 광경에 경악했다. 금방 잘라 쓰러뜨렸을터인
나무가 없는것이다. 잘려나간 밑둥만이 남겨진채 소멸 해 버린것이다.
8. 마른 무명의 수평사고 2006 / 08 / 24 (木)
그래도 밑둥이 남아있다.
얼른 삽으로 파보니, 소멸해버렸다.
다시한번 일어난 경악스런 상황에 놀랄 틈은 없었다.
근처에서 총성과 비명이...
10 . 마른 무명의 수평사고 2006 / 08 / 24 (木)
탈출 방법을 여러가지 시험 해 보았지만, 어떤것도 성공하지 못했다.
최후의 수단으로서 병메시지를 바다에 흘렸다.
답장은 아직 오지 않는다...
12 . 마른 무명의 수평사고 2006 / 08 / 24 (木)
냉정히 생각해보면, 바다도 수상한것 뿐이다.
남쪽바다의 실리켄스와 유영의 바다에 살아가는 클리오네가 공존하다니
어째서 이제까지 깨닫지 못한것일까.
그리고 파도가 치고있기는 하지만, 밀물과 썰물이 없다.
이 바다(라고 내가 이해하고 있는 장소)는 정말로 외부의 바다와
연결되어 있는것일까?
혹시 나도, 기억이나 사고능력을 조작당해 있는것일까?
그리고 우연히, 무언가의 원인으로 그 효과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 아직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시간이 없는것 같아는건 알고 있다.
13. 마른 무명의 수평사고 2006 / 08 / 24 (木)
한밤, 왠지 모르게 잠이 들지 않아, 마을을 산책하기로 했다.
주변은 묘하게 조용하다. 이 마을의 불가사의함에 매일 고개를 기울이지만
그래도 목숨에 위해를 가할 일은 없어. 그렇게 생각하며 마을을 걷는다.
문득 무슨 소리가 났다. '이른 시간에 벌레라도 울고있는건가?' 하고
생각한 순간 강렬한 고통이 임박해온다. 그리고 몸에 무언가 주사가 되고있는
감촉이 듦과 함께 의식을 잃어버렸다...
14. 마른 무명의 수평사고 2006 / 08 / 25 (金)
"으으......"
눈을 뜨니, 나는 바닥에 누워있었다.
그 너구리 가게주인이 돈을 다 훑어가버려서 이불을 살 여유조차
없기때문이다. 그건 어찌됐든, 왜 나는 집에 있는거지? 아까까지만 해도...
아까까지만 해도...난 어디에 있었지?
생각 해 내려고 하면 할 수록, 안개가 낀것 처럼 희미해져간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19. 마른 무명의 수평사고 2006 / 08 / 26 (土)
포기한 날로부터, 나는 얼마나 많은 달의 참과 기울어짐을 헤아렸을까.
그것이 단순한 타성인것을 알면서도, 내가 자주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한다면, 그 정도 밖에 없는것이다.
다행으로, 내 목숨은 이렇게 현 시점까지는 활동을 하고있고, 마을
사람들이 나에게 위해를 가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이렇게 얌전히
낚시나 곤충채집등을 하고 있는 한, 어떻게든 몸의 안전이 보장되는 듯 하다.
그러나, 이제와서 다시 한번 떠올려보고싶다.
나는 어째서 이 마을에 오게 되었을까...?
험준한 비바람속을 택시에 실려 오기 이전의 기억이 없다.
47. 마른 무명의 수평사고 2006 / 09 / 09 (土)
오늘 하루도 살아남았다.
한숨을 쉬며 집에 돌아간다. 침대가 있는 다락방으로 발을 옮기자,
또 우울해졌다. 늘어난 침대. 그 위에서 자고있는 인간이 있다.
누구인지도 모르는 '동거인'이다.
오늘도 깨워보려고 분투하지만, 그들의 반응은 없다. 계속 잠들어있다.
그들도 나와 같이 이 마을에 끌려온것일까, 그렇지만 어째서 나와 같은 집에?
그리고 어째서 눈을 뜨지 않는거지?
생각해봐도 소용없다. 그럴싸한 결론도 나오지 않고. 어쨌든 그 날은 잠들기로 했다.
다음날, 집 안의 도구가 미묘하게 바뀌어있다.
기분이 좋을리가 없다. 내가 없는 사이에 누군가가 집 안에 들어온것일까. 이래선
뭘 숨길수도 없다.
에이 나도 모르겠다. 오늘은 자버리자 하고 짜증나는 기분으로 다락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침대 위에서 자고있는 사람들중 한명이 어제와 다른 옷을 입고있는것을 깨달았다.
내가 깨우려고 해도 당최 안일어나더니 어째서냐?
침대와 인간은 오늘도 늘어나있고, 드디어 4개가 되었다. 이제 침대를 놓을 공간은 없다.
그리고 다음날, 침대와 그 위의 인간이 한명 줄어들었다.
54. 마른 무명의 수평사고 2006 / 09 / 10 (日)
도대체 녀석의 정체는 뭘까?
토요일 밤에 나체로 커피숍 스테이지에 나타나서는 신청곡을 강요해온다.
신청곡이 자신의 곡이 아니면, 적당히 노래를 불러 어물쩡 넘어간다.
그러나 우연히 자신의 곡과 같은 타이틀의 곡을 신청해서, 노래를 부른 뒤
녀석은 일어나지도 않고, 기타를 손에서 떼지도 않고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 곡은 네 가방에 넣어놨어"
어느틈에? 확실히 들어있기는 한데, 그런 동작도 보여주지 않았다.
이제 와선 위험을 느끼게하는 존재는 아니지만, 주의해야할 녀석이다.